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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山行18段階

제주농부 2014. 3. 13. 18:03

<山行18段階>

 


   바둑이나 무술의 실력 평가에 급수가 있듯이 산행에도 분명 급수가 있다고 합니다.
  다음을 보시고 자신의 산행 스타일은 어느 쪽에 해당 되는지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.

 1. 풍류입산(9급) : 곧 내려올 산을 뭐하러 힘들게 올라가느냐 하며, 계곡물에 발 담그고

    소주한잔 걸치고 지나가는 젊은 처녀들에게 휘파람이나 불며 분위기 파악 못하면서

    노골적인 추파를 던진다.

 2. 타의입산(8급) : 회사나 모임에서 결정된 산행만 어쩔수 없이 따라 나서며, 나서는 순간

    부터 마른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옥중 춘향이 이도령 기다리듯 한다.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

 3. 증명입산(7급) : 요란한 장비와 복장을 하고 산에 올라 경치 좋은 곳에서 온갖 폼을 잡

    으며 사진만 대충 찍고, 그 사진을 들고 한국의 산은 다 가봤다고 우긴다.

 4. 섭생입산(6급) :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며 오로지 먹고 마시기위해 산에 가며

    배낭 안에는 장비는 없고 술과 안주 등 먹을 것만 가득하다.

 5. 중도입산(5급) : 산행을 하긴하되 꼭 중간에서 체력이 부친다는이유를 들먹으며 하산

    하며, 이 정상에 올라야 산행의 의미를 아는 것은 아니라고 스스로 변명 아닌 위로를

    한다.


 6. 화초입산(4급) : 겨우내내 방콕만 하다가 꽃피는 춘삼월이나 또는 여름날 해수욕장에

    드러 누워 오가는 비키니 아가씨들 감상하다가 만산홍엽이 불타는 가을에만 지가 힐러

    리인 양 장비 챙겨 산꾼으로 돌변한다.

 7. 음주입산(3급) : 산신과 하산주를 마셔야 산행이 끝나고 자연과 일체를 이룬다고 주장

    하며, 어떤 때는 정상에서부터 취해 비틀대며 산삼과 더덕을 캐어 블로주를 담아 내연

    의 여인에게 준다고 야료를 부린다.

 8. 속보입산(2급) : 수호지의 대종이 갑마를 찬 듯이 무조건 빠르게 가려고만 하여 하루에

    얼마를 걸었는지 또 자기 허벅지가 얼마나 굵고 딴딴한지 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것을 낙

    으로 삼는다.

 9. 무시입산(1급) : 비가오나 눈이오나 제사가 있거나 아이가 수능을 보거나 해산을 앞두

    고 끙끙대는 마누라 팽개치고 친구 따라 금강산 구경나선 풍류한량 정수등처럼 아무

    구애  받지 않고 계획한 산행은 죽어도 간다.

 10. 야간입산(초단) : 이제 산에 대해서 조금 자신이 붙으나 산에 갈 시간이 없음을 한탄하

    며 주말은 물론 퇴근 후 밤에도 산을 오르며 특히 이 시기에는 산의 향기와 낯선 여인의

    포 근함이 일체화를 가져와 주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낀 무박산행을 무척 즐긴다.

 11. 면벽입산(2단) : 무박야간산행의 시기의 평범한 등산로를 걷는 것에는 이제 만족을

    하지 못해 암벽이 무슨 애인쯤인 양 아찔한 능선 위를 뛰거나 틈도 없는 바위허리에 지

    가 무슨 스파이더맨인 양 붙어 개지랄을 친다.


 12. 면빙입산(3단) : 겨울 빙폭의 모험을 즐기고자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학수고대하며 얼

    음도끼와 쇠발톱을 꺼내 놓고 만지작거린다. 애들이 먹는 어름과자에도 처마 끝에 매달

    린 고드름에서조차 설악빙폭의 꿈을 꾼다.

 13. 환청입산(4단) : 면벽과 면빙수도를 마치고 좀더 큰 산을 오르고 싶은 욕망에 산에 대

    한 정보를 닥치는 대로 수집하며 밤이면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 히말라야의 준령들을 눈

    보라를 뚫고 정복하는 환영과 몰아치는 폭풍설이 울부짖는 소리의 환청에 잠을 깬다.

 14. 설산입산(5단) : 힐러리는 34세의 나이에 텐징과 함께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는데

    자기는 더이상은 미룰수 없다며 입술을 깨물고, 제갈량이 후한 중국을 통일코자 출사표

    를 던지고 오장원으로 출정하듯이 비장한 "생즉필사 사즉필생"의 글귀를 남기고 만년설

    의 히말라야로 원정대를 따라 필생의 길을 떠난다.

 15. 자아입산(6단) : 실존하는 수많은 고봉준령들과 인생에서 넘어야 할 많은 어려운 산들

    중에서 진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 깨닫고 사람과 산은 뗄레야 뗄

    수 없는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.

 16. 선계입산(7단) : "산 아래 산 없고 산 위에 산 없다." "속계와 선계의 경계가 어드메뇨?"

    하고 선문답을 즐겨하며 유유자적 산을 오른다. 이때 내딛는 발자욱마다 고목에 쌓인

    두께마냥 세월의 무게가 묻어난다.

 17. 회상입산(8단) : 작은 산도 큰 산도 이제 모두 마음 속에 있다. 최고의 검술가는 앞에

    선 아름드리 거목을 검이 아닌 마음으로 베듯이 이때는 마음으로 산을 오르며 내려 올

    때 하산주 한잔과 더불어 지나온 인생을 회상하는 시간이 길어진다.


 18. 불능입산(9단) : 장자의 나비처럼 "내가 산인가? 산이 나인가?"  이미 이승을 떠나

    흙으로 돌아가 올라갈 수 없는 산에 묻혀 스스로 작은 산이 된다. 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 토지사랑  http://cafe.daum.net/tozisarang/

출처 : 토지사랑모임카페
글쓴이 : 늘예솔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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